작성·의학적 검토: 윤원 대표원장 · 출처: 네이버 블로그 · 홈페이지 게시일: 2026. 10. 20.
두 번 연속으로 유산을 겪었는데 검사에서는 부부 모두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음 임신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더 커집니다. 서초·방배·이수역 인근에서 17년간 환자분들을 진료하며 이런 불안을 안고 오시는 분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유산이 두 번 이상 이어졌다면 우연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고, 검사를 해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점도 함께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서리풀동의보감한의원 윤원 대표원장입니다. 이 글에서는 습관성 유산이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어떤 검사로 원인을 찾는지, 한의 치료는 무엇을 살피는지, 생활관리와 서둘러 확인해야 할 신호를 차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습관성 유산이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신 20주 이전에 유산이 2번 이상 연속으로 일어나는 경우를 습관성 유산이라고 합니다. 흔히 '반복 유산', '연속 유산'이라고도 합니다. 예전에는 3번 이상 연속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최근에는 2번 연속부터 원인을 살펴보는 쪽으로 정의하는 가이드라인이 늘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유산되어 완전히 출산한 것은 아니지만 반쯤 출산한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반산(半産)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임신은 되는데 자궁 안에서 아기가 자리를 잡고 자라는 힘이 부족해 임신이 연달아 중단되는 상태입니다. 연구에 따라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의 1~5% 정도가 겪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왜 생길까요?
습관성 유산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고 여러 요인이 겹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 분포를 정리한 105편, 약 4만 8천 명 규모의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 약 37%로 가장 많았습니다.
- 후천성 혈전성향(혈액이 잘 엉기는 상태) — 약 12%였습니다.
- 내분비 이상(갑상선,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 약 8%였습니다.
- 자궁 구조 이상과 선천성 혈전성향 — 약 6%였습니다.
위 수치는 해당 연구에 포함된 집단을 합친 결과이며, 연구마다 편차가 커서 실제 비율은 환자분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원인별로 풀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배아의 염색체 이상 —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난자나 정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의 오류로 생기고 여성의 나이가 35세를 넘으면 난자의 노화로 늘어납니다.
- 면역과 혈액응고 이상 — 엄마의 면역이 태아를 받아들이는 균형이 흐트러지거나, 항인지질항체증후군처럼 혈액이 잘 엉기면 태반의 작은 혈관이 막혀 태아에게 가는 혈류가 줄 수 있습니다.
- 자궁의 구조 — 자궁중격 같은 선천적 기형이나 자궁내막 폴립, 점막하 근종, 자궁 안 유착이 착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 호르몬과 대사 — 갑상선 기능 이상,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동반된 인슐린 저항성, 조절되지 않는 당뇨, 프로락틴 이상이 자궁내막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여성 765명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혈액응고와 관련된 HABP2 유전자의 특정 유전형(rs2240879 CC)이 습관성 유산 위험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위 연구는 한국 여성 일부를 대상으로 한 결과이며, 위험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유산이 반복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무리해서, 혹은 나이 때문에 이런 걸까요?" 하고 자책하시는 분이 많지만, 원인은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무엇과 구분해야 할까요?
습관성 유산은 병이라기보다 '유산이 반복되는 경과'를 가리키는 말이라, 유산이 일어날 때의 모습은 매번 다를 수 있습니다.
- 출혈 — 소량의 갈색 피비침이나 선홍색 출혈이 있습니다.
- 통증 — 아랫배가 뻐근하거나 생리통처럼 아프고 밑이 빠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 임신 증상의 소실 — 입덧이나 가슴 통증 같은 임신 증상이 갑자기 사라집니다.
- 무증상 — 아무 증상이 없다가 정기 초음파에서 심장 박동이 확인되지 않아 알게 되기도 합니다(계류유산).
유산은 진행 모습에 따라 이렇게 나눠서 부릅니다.
- 절박유산 — 출혈이 있지만 자궁경부가 닫혀 있고 태아 심장 박동이 확인되어 임신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 계류유산 — 출혈이나 통증이 없어도 태아 성장이 멈추고 심장 박동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 화학적 임신 — 임신 검사에서는 양성이지만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하기 전에 임신이 끝나는 경우입니다.
- 자궁외임신 — 아기집이 자궁 밖에 있는 경우로, 한쪽 아랫배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두드러지고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확인하나요?
습관성 유산은 임신 중이 아니라 임신하지 않은 시기에 원인을 찾는 검사를 합니다. 병원에서 하는 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부부 염색체 검사 — 부부 중 한쪽의 염색체 구조 이상이 있는지 봅니다.
- 자가면역·혈액응고 검사 — 항인지질항체, 루푸스 항응고인자, 단백질 S·C 결핍 등을 봅니다.
- 내분비 검사 — 갑상선 호르몬(TSH), 당화혈색소, 프로락틴을 봅니다.
- 자궁 검사 — 초음파로 자궁 모양과 근종을 보고, 필요하면 자궁난관조영술이나 자궁경 검사로 자궁 안의 유착과 폴립을 확인합니다.
- 면역세포 검사 — 말초혈액의 NK세포 비율을 재기도 하지만 기준과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뉩니다.
한의원에서는 병원에서 받으신 검사 결과를 참고합니다. 유산이 일어났던 시기와 횟수, 유산 후 몸조리 경과, 생리 양과 색, 평소 몸의 차고 더움, 소화와 수면, 피로를 자세히 확인하고, 이런 몸 상태를 종합해 체질에 따라 치료를 계획합니다.
병원 검사와 한의 치료는 어떻게 함께 갈까요?
원인이 확인되면 그 원인에 맞게 치료합니다. 예를 들어 혈액응고 이상이 있으면 항응고 치료를, 갑상선이나 당뇨 같은 내분비 문제가 있으면 그 조절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검사를 해도 원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 한의 치료는 검사에서 잡히지 않는 몸의 상태를 살펴 임신을 유지하는 힘을 돕는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치료할까요?
저는 다음 임신을 준비하는 몸의 바탕(자궁 환경과 기혈)을 보강하고, 임신 후에는 임신을 안정시키며(안태, 安胎), 반복된 상실로 지친 마음과 수면, 소화 컨디션을 함께 돌보는 데 초점을 둡니다. 한의학에서는 반산을 이렇게 네 가지 상태로 나눠 봅니다.
- 비신양허(脾腎兩虛) — 선천적으로 타고난 생식 기운(신)과 후천적인 소화·흡수 기운(비)이 모두 약한 상태로, 추위를 많이 타고 아랫배와 손발이 차며 피로가 심합니다.
- 기혈허약(氣血虛弱) — 자궁으로 가는 기와 혈 자체가 부족한 상태로, 안색이 창백하고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 음허내열(陰虛內熱) — 몸의 진액이 마르고 허열이 생긴 상태로, 마른 체형에 입이 자주 마르고 손발바닥에 열감이 있습니다.
- 어혈저체(瘀血阻滯) — 혈액순환이 막혀 자궁 안에 어혈이 정체된 상태로, 생리통이 심하고 덩어리진 검은 피가 나옵니다.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약 치료 — 기운이 약하고 찬 경우에는 신장의 기운을 돕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방향, 기와 혈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혈을 보충하는 방향, 열과 건조가 있는 경우에는 열을 식히고 진액을 채우는 방향, 어혈이 있는 경우에는 막힌 순환을 풀어 주는 방향으로 처방합니다. 임신 전에는 몸의 바탕을 만들고, 임신 후에는 임신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바꿔 나갑니다. 체질과 임신 여부, 복용 중인 약을 꼼꼼히 확인한 뒤 처방합니다. (처방명은 개인 상태에 따라 달라져 생략합니다.)
- 침·뜸 치료 — 임신 전에는 아랫배와 다리의 혈자리로 자궁과 골반 쪽 혈류를 돕고, 소화를 튼튼히 해 혈을 만드는 힘을 돕습니다. 아랫배가 찬 분께는 뜸으로 따뜻하게 순환을 돕습니다. 임신 후에는 아랫배 대신 손발의 안정 혈자리를 중심으로 임신 주수와 상태에 맞춰 조심스럽게 진행하며, 환자분마다 침치료를 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구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 한의 치료 네트워크 메타분석(2026) — 습관성 유산 환자 6,678명, 무작위 대조 연구 47편을 분석했습니다. 서양 치료만 한 경우보다 한의 치료를 함께 했을 때 유산율이 낮았고(위험비 0.50), 조산율도 낮았으며(0.81), 생존아 출산율은 높았습니다(1.20). 치료 방법 중에서는 보신서간(補腎舒肝) 방향의 한약을 서양 치료와 함께 쓴 경우가 유산율 감소에서 가장 높게 평가됐습니다.
- 코크란 리뷰(2016) — 원인 불명의 습관성 유산에서 한약을 서양 약과 함께 쓴 연구 9편, 861명을 분석했습니다. 병행군의 출산율이 더 높았지만(위험비 1.55), 연구의 질이 낮고 규모가 작았으며 엄마와 아기의 안전성을 판단할 자료가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 한국 여성 유전자 연구(2025) — 765명을 비교해 HABP2 유전형이 습관성 유산 위험과 관련 있음을 보고했습니다. 치료가 아니라 원인을 찾는 연구입니다.
위 연구들은 각각 해당 연구에 포함된 특정 집단의 결과이며, 치료 효과와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한의 치료를 병행했을 때 유산이 줄었다는 연구들이 있으나, 연구의 질과 규모에는 한계가 있어 더 많은 근거가 필요합니다.
스스로 어떻게 관리할까요?
- 몸을 따뜻하게 하고 푹 쉬어 주세요. 유산 후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 있으니 찬 음식과 과로를 줄이고 충분히 주무세요.
- 적정 체중을 유지해 주세요. 고도 비만과 심한 저체중은 호르몬 환경과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다음 임신 전에 무리 없는 범위에서 체중을 맞춰 가세요.
- 부부가 함께 금연·금주하세요. 흡연은 태반의 작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알코올은 태아 발달에 해롭습니다.
- 임신 중 절대 침상 안정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 있는 것이 임신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으니 가벼운 일상 활동은 유지하셔도 됩니다.
- 영양제와 보조식품은 혼자 드시지 마세요. 검증되지 않은 고용량 복용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복용 중인 것이 있으면 꼭 알려 주세요.
이런 경우 진료를 받아보세요
- 유산을 두 번 이상 겪었다
- 검사를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 유산 후 생리 양이 줄고 아랫배가 묵직하고 시리다
- 다음 임신을 준비하면서 몸 상태를 점검하고 싶다
- 임신 중 대형 생리대가 흠뻑 젖을 정도로 붉은 출혈이 갑자기 늘어난다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 진통제나 휴식으로 가라앉지 않는 심한 아랫배 통증이 있고 식은땀이 난다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 한쪽 아랫배가 찢어지듯 아프거나 어지러워 쓰러질 것 같다 (자궁외임신일 수 있어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 38도 이상의 열이 나고 냄새가 심한 질 분비물이 있다 (이 경우 빨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몇 번 유산해야 습관성 유산인가요?
A. 임신 20주 이전에 2번 이상 연속으로 유산하면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3번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2번부터 검사하는 쪽이 늘었습니다.
Q. 검사에서 모두 정상인데 왜 자꾸 유산될까요?
A.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정상이라는 결과가 다음 임신이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Q. NK세포 수치가 높다는데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꼭 맞아야 하나요?
A. NK세포 비율이 높은 경우에 면역글로불린을 쓴 연구들을 모아 분석했더니 출산율이 높았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비무작위 8편, 478명 규모의 연구여서 저자들도 임상에 쓰기 전에 무작위 대조 연구가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결정은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고, 한의원에서는 몸 상태를 함께 살펴 드립니다.
Q. 유산 후 한약은 언제부터 먹나요?
A. 몸의 회복 정도와 체질에 따라 다릅니다. 유산 직후에는 출혈과 기운 소모를 살피고, 다음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몸의 바탕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바꿔 갑니다.
Q. 한약을 먹으면 병원 치료는 안 받아도 되나요?
A.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한의 치료로 몸의 바탕을 살피며 경과를 볼 수 있고, 원인이 확인된 경우에는 병원 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복된 유산으로 지친 시간, 원인을 살피고 몸의 바탕을 함께 돌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유산이 두 번 이상 이어졌다면 우연으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고,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점은 환자분 본인의 잘못으로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뜻입니다. 서초·방배·이수역 인근에서 반복된 유산으로 지친 마음과 몸을 꼼꼼히 살피고, 환자분의 체질에 맞는 치료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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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동의보감한의원 (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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